Park Hyokyung

프로그램 글

꿈이 닿지 않는 곳

2025년 6월 21일 새벽, 부산의 한 아파트 화단에서 세 명의 학생이 발견되었다. 모두 같은 예술고등학교 같은 전공 2학년이었고 친구 사이였다. 병원으로 이송되었지만 끝내 돌아오지 못했다. 그날 밤 자정이 지나도 딸이 귀가하지 않자 연락을 취한 어머니에게 마지막으로 돌아온 것은 사랑한다는 메시지였다. 해당 예술고의 한 학년에 한국무용 전공생은 열여섯 명. 그 중 세 명이 떠났다.

사건 이후 학부모와 학생들의 증언이 이어졌다. 공식적인 학원비는 월 40만 원이었지만 콩쿠르 한 번을 준비하는 데 작품비, 의상비, 작곡비, 강사 경비까지 수백만 원이 들었고, 연간 부담은 3000만 원에서 5000만 원에 이르렀다. 자녀의 대학 진학이 걸린 문제 앞에서 학부모들은 학원이 내미는 청구서를 거절할 수 없었다.

돈의 문제만이 아니었다. 학교장과 지역 무용학원 원장 사이의 오랜 유착이 의혹으로 제기되었다. 학원을 바꾸거나 그만두려면 학교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는 암묵적 규칙이 있었고, 이를 어긴 학생은 장소를 가리지 않고 폭언을 들었으며 때로는 폭행도 당했다. 학교장과의 상담 내용은 학원장의 귀에 고스란히 들어갔다. 한 학부모는 말했다. “하라니까 하는 거고, 간다니까 가는 거고. 여기만 졸업하면 되겠지.” 3년만 버티면 될 줄 알았다고 했다.

비극은 처음이 아니었다. 2021년, 같은 학교 같은 과의 학생이 먼저 세상을 떠났다. 한국무용 전공 구성원 모두가 알았으나 숨기기에 급급했다. 학생이 남긴 일기장은 소리 없이 울고 있었다. “나 진짜 무용하는 어른들이 너무 싫다. 나를 비참하게 만드는… 나 진짜 이런 감정 갖기도 싫다.” 학부모 간담회가 열렸지만 자리에 모인 어른들은 침묵을 선택했다. 그렇게 4년 뒤, 같은 일이 반복되었다.

2025년 8월, 해당 지역 교육청의 특별감사 결과 학교와 무용학원 사이의 입시 카르텔 정황이 확인되었다. 학교장을 포함한 26명에 대한 징계 처분이 내려졌고 학교장의 금품 수수 의혹은 경찰 수사로 이관되었다. 그러나 세 학생의 죽음과 이 구조 사이의 직접적 연관성은 끝내 밝혀지지 않았다.

무엇이 이 아이들을 그 새벽으로 이끌었는지 아무도 분명히 말하지 못한다. 무대에 서고 싶었던 아이들은 떠났다. 꿈이 닿지 못한 곳에, 그 꿈으로 먹고살아온 어른들은 여전히 남아 있다.

성북동비둘기 〈걸리버스 3〉 · 『〈걸리버스 3〉 프로그램』 이해 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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